안정환 “토너먼트 진출해도 싹 다 바꿔야” ㄷㄷ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2002년 이탈리아전 역전 골든골)의 주인공 안정환이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중앙일보에 관전평을 싣는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본지와 인연을 맺은 안정환의 이번 관전평의 제목은 〈안정환의 ‘데킬라 샷’〉이다.
대표팀 내부 사정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선수로 뛰어봤으니 뭔가 문제가 있거나 곪아 터진 것처럼 느껴졌다. 컨디셔닝 조절 실패일까.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팀을 보여주지 못했다.
월드컵마다 매번 이슈는 있었다. 이겨내느냐, 못 이겨내느냐의 차이였다.
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기간 도중 짐을 싼 적도 있다. 지금 돌이켜보면 철이 없고 생각이 짧았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묵묵히 열심히 했다. 그때 잘못 판단했다면 평생을 후회하며 살았을 거다. 경기 뛰는 선수도 중요하지만, 뒤에 있는 선수들도 중요하다.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이 하는 거다. 제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메시를 보유한 아르헨티나도 자기를 버리고 희생한다.
남아공 선수들이 믹스트존을 크게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면서 우리 선수와 충돌도 했다던데, 실력에서 진 데다 자존심까지 상한다.
우리나라는 아직 떨어진 건 아니고 확률상 기회는 있다. 각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에 들 수 있을지 초조하게 기다려야 한다. 토너먼트 진출 기회가 남아있다는 게 오히려 더 굴욕적으로 다가온다.
32강에 행운으로 올라가든, 나아가 16강에 가더라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바꿀 건 싹 다 바꿔야 한다.
감독 책임이 맞다. 시대가 변해서 각자 선수들의 개성이 있다고 해도, 결국 팀을 만드는 건 감독이다. 카를로 안첼로티나 알렉스 퍼거슨은 분위기를 잡고 매니징을 하며, 전술은 주로 코치들이 짠다. 32강에 올라가든 어떤 성적을 내든, 경기력만 따져보면 책임은 불가피하다.
난 이전부터 줄곧 얘기해왔다. 대표팀이 결과를 못 내면 내가 가장 강하게 홍명보 감독을 비판할 거라고. 잘못되면 축구협회도 다 바꾸고 갈아엎어야 한다고 말이다.
분명 과거의 실패 후 시간이 있었는데도 이 모양이다. 다 완전히 깨끗이 청소하지 않으면 계속 반복될 거다. 새롭게 안 바뀌면 똑같이 반복이고 팬분들도 화를 내실 거다. 일본을 보면 부럽고 질투가 난다. 미리 철저하게 준비했으니, 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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