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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에도 간이 고속버스 승강장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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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시의원 무소속 후보의 공약글 중에 괜찮은 것 같아서 공유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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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00만 도시 서울에 고속버스를 탈 수 있는 곳이 단 3곳이라면? 그리고 그 3곳이 남쪽과 동쪽에만 몰려있다면? 이것이 현재 서울의 현실이다. 이러니 강남만 발전하는 것이다.

  •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서초구)

  • 남부버스터미널 (서초구)

  • 동서울버스터미널 (광진구)

서울 강북지역과 서울 서부 지역에서는 고속버스를 타러 가다가 지쳐버린다.

터미널은 집값에도 영향을 준다. 지방의 부자들은 누구나 서울에 집 한 채 사고 싶어하는데 (병원에 간다거나 애들 학교 보낸다거나 등등의 이슈로), 그럴 때면 지방에서 오기 편한 고터 근처를 먼저 알아보게 된다. 그게 바로 반포동이다. 집값이 뛸 수밖에 없다.

강북에도 간이 고속버스 승강장을 만들자 1
 

고속버스란?

고속버스는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를 말한다. 출발시간이 정해져있어서 사람이 다 차지 않아도 정시출발을 하는 게 특징이다. 원칙적으로 중간 경유지도 두지 않는다. 개발도상국에 여행 가본 분들이라면 이런 시스템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아실 것이다. 사람 다 차야 버스 출발하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1960년대 말 경부고속도로 공사를 하면서 우리나라에 처음 고속버스 시스템이 도입됐다. 그땐 주요 버스 회사마다 터미널을 별도로 가지고 있었다. 모두 강북 4대문 안에 있었다.

강북에도 간이 고속버스 승강장을 만들자 2
 

1970년대에 정부가 강남 개발을 하면서 고속버스 회사들의 터미널을 강남 한군데로 몰아서 옮기기로 했다. 당시엔 강북의 교통체증과 매연이 워낙 심했고, 강남은 허허벌판이었으니 그렇게 계획을 했다. 그게 바로 지금의 강남 종합버스터미널이다. 여러 회사의 터미널을 모았기 때문에 '종합'이라는 말을 넣었다.

당시 반포동이 얼마나 시골이었냐하면 80년대 초반까지 곳곳에 채소밭이 있었다 하고 고속터미널 앞을 지나는 도로가 지금 레미안 원베일리 쯤에서 끊겨있었다고 한다.

강북에도 간이 고속버스 승강장을 만들자 3

강북에도 간이 고속버스 승강장을 만들자 4
 

1981년에 브루탈리스트 스타일의 삼각형 터미널 건물이 완공됐고, 1982년에 반포대교가 놓이면서 드디어 강북에서 반포동 터미널까지 접근성이 좋아졌다. 1985년에는 지하철 3호선 고속터미널 역이 개통됐다.

80년대 당시 서울의 도로 상황을 생각해보면, 강북의 터미널들을 강제 폐쇄하고 강남 반포동에 버스터미널을 몰아놓은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당시엔 서울에 교통체증과 매연이 너무 심했다. (나도 버스만 타면 멀미를 했다) 굳이 덩치 큰 디젤 버스들을 강북 도심까지 들어오게 할 여유가 없었다. 경부고속도로 진출구 바로 옆에 있는 반포에서 고속버스를 타게 하는 게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40년의 시간이 흘러, 지금의 상황은 80년대와는 굉장히 다르다. 이젠 강북에도 고속버스가 들어와도 될 정도의 여유가 생겼다. 예전처럼 변두리로 내쫓을 이유가 없다. 이유는 3가지다.


첫째. 서울의 강남북을 오가는 버스들의 통행속도가 크게 높아졌다. 버스전용차선이 생겼고,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와 서부간선도로 등 자동차전용도로들도 많이 생긴 덕이다.


실제로 요즘 경기도 주요 도시와 서울을 오가는 빨간색 광역버스는 사실상 고속버스처럼 운행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한남대교를 넘고 4대문 안으로 진입하기까지 신호등을 하나도 만나지 않는다. 모든 승객이 앉아서 이동하고, 남은 좌석수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게 사실상 고속버스가 아니면 뭔가?


둘째. 서울과 지방을 잇는 고속도로의 수가 많아졌다. 과거엔 고속버스가 서울을 빠져나가는 출구가 경부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 뿐이었다. 이제는 서해안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세종포천고속도로, 양양고속도로 등 수많은 다른 옵션이 생겼다. 고속도로처럼 달리는 고속화도로도 많다. 예전처럼 경부고속도로에 고속버스를 몰빵할 이유가 없다.


셋째. 요즘은 어차피 스마트폰으로 표를 사기 때문에 터미널 건물이나 매표소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 실제로 전국의 많은 도시에는 스마트폰으로 예매해 탑승하는 간이 고속버스 정류장들이 많다.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울에만 없다. 물론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노인이나 외국인에겐 조금 불편할 수 있으나 대안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로또판매점 정도의 부스만 있어도 표는 팔 수 있다. 화물 배송도 예전처럼 많지 않다.



이런 3가지 변화들을 고려해보면, 이제 서울도 다양한 포인트에서 고속버스에 탑승할 수 있어야 한다. 빨간색 광역버스 타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종로구에 간이 고속버스 승강장을 만든다면 어디가 좋을까? 나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주변을 추천하고 싶다. 종합청사 공무원들은 세종시를 오갈 일이 많다. 늘 일정한 탑승 수요가 있으므로 세종문화회관 지하주차장이나 정부종합청사 뒷길에 간이 승강장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여기에서부터 5대 광역시와 세종시 정도만 가게 해줘도 이 지역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편의가 크게 높아진다. 광화문은 3호선 경복궁역과 5호선 광화문역이 있고 시내버스로 신촌이나 동대문 쪽에서 오기에도 편하다. 광화문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도 광화문 승강장을 사용해 지방으로 나갈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이유도 있다.


강북의 교통이 편리해져야 강남에 쏠리는 교통량이 분산되어 강남 사람들의 삶도 쾌적해진다.


요즘 반포 주민들 사이에서는 매연과 분진 때문에 반포동 고속터미널을 외곽으로 이전하자는 목소리가 있다. 도시계획상 쉽게 이전하지는 못하겠지만 거기에 너무 버스 통행량이 몰려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속버스 통행량의 일부는 강북, 강서 지역으로 분산해줄 필요가 있다. 은평구에서도, 노원구에서도, 구로구에서도 고속버스를 탈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인구 1000만 도시라면 10개 탑승 포인트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서울시는 언제까지 강남 고터에만 고속버스를 몰빵할 건가. 언제까지 강북은 교통 불모지로 놓아둘 것인가. 오세훈, 박원순 등 지난 20년간 서울을 지배하신 두 분의 전현직 시장님들은 모두 귀족적인 분들이셔서 고속버스를 안 타고 다니셨으니까 이런 문제가 있는 줄을 모르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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