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재무부, 국채 입찰 전격 취소…시장 불안 확산
러시아 재무부가 2024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연방국채(OFZ) 발행을 취소했다. 이는 월요일 거래에서 러시아 국채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폭락한 이후 나온 조치다.
통상 수요일마다 열리는 정례 국채 입찰은 재정적자 보전을 위해 재무부가 OFZ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이번 입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전날 OFZ 가격지수(RGBI)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와 올해 재정적자가 계획을 크게 초과할 수 있다는 우려로 장중 1.56% 하락했다. 이는 2022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단기 OFZ 수익률은 14.5%까지, 장기 국채 수익률은 15.5%까지 상승해 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무부는 "시장 상황 안정화에 기여하기 위해" 입찰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국채 수익률은 기준금리와 함께 하락해 왔다.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고정하고 향후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며 장기 OFZ를 매수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최근 발언을 보면 금리 인하 속도는 시장 예상보다 느릴 가능성이 높다. 중앙은행은 6월 19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14.25%로 조정하는 데 그쳤으며, 연료 위기와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 확대 계획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위험도 경고했다.
프롬스뱌지방크(Promsvyazbank)의 드미트리 그리츠케비치 애널리스트는 "2024년 말부터 유효했던 고정금리 장기 OFZ 매수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스베르 인베스트(Sber Investments)의 드미트리 마카로프 전략가는 중앙은행의 예상보다 강경한 결정 이후 시장이 기준금리 경로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 총재 엘비라 나비울리나는 장기 OFZ 수익률 상승이 재정정책 불확실성과 관련된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상승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6월 초 블라디미르 푸틴이 올해 재정적자가 계획보다 커질 것이라고 인정하고, 재무장관 안톤 실루아노프가 기초재정수지 균형 달성 시점이 올해에서 2029년으로 연기된다고 밝힌 이후 커졌다. 올해 적자가 얼마나 확대될지와 향후 3개년 예산안은 9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올해 첫 5개월 동안 재정적자는 이미 6조 루블을 넘어서 연간 계획치인 3조8천억 루블을 초과했다.
실루아노프는 올해 차입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 예산 잔액 등 다른 재원을 활용해 적자를 메우겠다고 밝혔지만, 중앙은행은 이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중앙은행 부총재 알렉세이 자보트킨은 이 역시 경제에 추가 자금을 공급하는 것이므로 기준금리가 더 높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유가 하락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입은 전년 대비 45.4% 감소했다. 이후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일시적으로 회복됐지만, 현재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아래, 러시아산 우랄유는 배럴당 64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러시아 예산은 평균 유가를 배럴당 59달러로 가정하고 있지만, 달러 환율은 91.2루블 수준을 전제로 하고 있다. 가즈프롬방크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재정적자가 5조5천억~6조 루블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용평가사 Expert R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안톤 타바흐는 문제의 핵심이 단순한 적자 규모가 아니라 "지출의 선행적 증가"와 "세수 확보의 어려움"이라고 지적했다.
6월 24일은 2분기 마지막 국채 입찰일이었다. 가즈프롬방크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4월 이후 약 1조5천억 루블 규모의 OFZ를 판매해 분기 발행 계획의 99.6%를 이미 달성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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