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놓친 외야수, 두산선 '복덩이'... 류승민의 대반전
2020년대 들어 성공하고 있는 두산의 트레이드
트레이드라는 것이 손해를 감수하고 단행하는 모험이지만 두산은 2010년대까지 트레이드를 잘하는 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6년 롯데 자이언츠로 보낸 노경은(SSG 랜더스)은 훗날 2년 연속 홀드왕에 오른 반면에 두산으로 이적한 고원준은 2년 동안 단 1승 밖에 따내지 못했다.
이 밖에 2017년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최재훈은 주전 포수로 성장했고 2018년 NC 다이노스로 보낸 이우성은 올 시즌 타율 4위(.343)에 올라있다.
하지만 두산은 2010년대의 트레이드 실패를 거울 삼아 2020년대 들어 더욱 신중하게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성공 사례'들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2021년 3월에 영입한 양석환은 이적 첫 해 타율 .273 28홈런96타점으로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비록 올 시즌엔 최악의 부진에 빠졌지만 5년 전 양석환 영입은 우타거포가 부족했던 두산이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9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던 2022년 시장 상황을 관망한 두산은 2023년5월 1루수와 코너 외야수를 맡을 수 있는 유틸리티 자원 강진성을 SSG로 보내고 우완 김정우를 영입했다. 2018년 SK 와이번스의 1차지명 출신이지만 프로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김정우는 두산 이적 후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정우는 올해 29경기에서 1승2패6홀드 평균자책점1.82를 기록하며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두산은 2024 시즌이 끝나고 롯데와 2:3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외야수 김민석과 추재현(키움 히어로즈), 강속구 유망주 최우인을 영입했다. 작년 롯데로 이적한 정철원과 전민재는 좋은 활약을 해준 반면에 두산 유니폼을 입은 3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 김민석이 69경기에서 타율 .298 65안타4홈런27타점30득점으로 잠재력을 폭발 시키면서 2024년 트레이드가 재평가 되고 있다.
최형우(삼성 라이온즈,2667개)에 이어 KBO리그 역대 최다안타 2위(2648개)에 올라있는 손아섭은 이적생 강백호에 밀려 한화에서 '전력 외 판정'을 받았고 지난 4월 좌완 이교훈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손아섭은 두산 이적 후 34경기에서 타율 .256 1홈런12타점11득점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해줬지만 손아섭의 트레이드 상대 이교훈은 한화 이적 후 1군에서 1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100만 달러 외국인 타자 제친 3500만 원 유망주
서재응(NC 수석코치)과 김병현, 최희섭(KIA 잔류군 타격코치), 강정호 등 메이저리거를 4명이나 배출한 야구명문 광주일고를 졸업한 류승민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68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역대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야수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순번에 지명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류승민은 외야수들 중에서도 9번째로 지명될 정도로 크게 주목 받는 유망주가 아니었다.
류승민이 프로에 입단했을 때 삼성에는 김현준과 구자욱, 호세 피렐라로 이어지는 주전 외야수가 확실했고 유망주였던 김성윤도 유틸리티 외야수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면서 서서히 1군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류승민은 루키 시즌 1군에서 24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 .212 5타점5득점으로 구단과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2024년 6월 병역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다.
작년 상무에서 타율 .249 7홈런37타점55득점으로 썩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 류승민은 전역 후에도 삼성의 탄탄한 외야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결국 5월6일 내야수 박계범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 이적 후 퓨처스리그로 활약하다가 5월말 1군에 올라온 류승민은 한 경기 대타 출전 후 다시 2군으로 내려갔지만 지난 16일 1군 복귀 후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류승민은 1군에 다시 올라온 후 최근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444(36타수16안타)3타점7득점3도루OPS(출루율+장타율) 1.101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아무리 표본이 적다고 해도 이는 김원형 감독과 두산팬들도 예상하지 못한 활약이다. 류승민은 27일 KIA전에서도 3회 중전안타로 출루해 박준순의 적시타때 선제 득점을 기록했고 8회에도 볼넷을 골라내며 빅이닝을 만드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8경기 연속 안타를 포함해 4경기 연속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는 류승민의 올해 연봉은 최저 연봉(3000만 원)보다 살짝 높은 3500만 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영입한 류승민이 최근 4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슬럼프에 빠진 100만 달러 외국인 선수 다즈 카메론을 제치고 주전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두산의 동료 선수들과 팬들이 류승민을 '복덩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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