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감싼 거대 인공 구조물 '다이슨 스피어'
미국 네바다 사막에 설치한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 솔라팜(solar farm).
인류는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을까? 미국 에너지정보청 통계에 따르면 21세기 현재 인류는 1.8×10¹³와트(18.4테라와트)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인구가 쉬지 않고 2초에 한 번씩 성냥불을 켜는 수준이다. 이 많은 에너지 대부분은 여전히 석탄과 석유 등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한 번 태운 연료는 다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인류가 소모하는 에너지의 전체 양을 줄이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해결책이지만, 이미 필요 이상으로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삶에 익숙해진 우리의 생활 습관을 바꾸는 건 어려워 보인다. 점차 고갈되어가는 자원을 눈앞에 두고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싶지 않은 인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선, 영원히 꺼지지 않는 궁극의 불씨가 필요하다. 어쩌면 앞으로도 50억 년간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를 거대한 태양에서 그 희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미 태양광 발전은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에너지 발전 방식이 되었다. 하지만 태양에서 1억 5000만 km나 떨어진 지구의 작은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판으로 얻을 수 있는 효율은 아주 낮다. 게다가 날씨에도 큰 영향을 받고 태양판 패널을 만드는 데에 또 다른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전히 화석 연료의 궁극적인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러 패널로 별을 둥글게 감싼 다이슨 스피어 상상도.
태양 에너지를 가두는 ‘다이슨 스피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태양 에너지의 효율을 극한으로 올릴 수 있을까? 태양판을 아예 우주로 띄워 올려서 태양 코앞에 설치한다면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태양 에너지를 쭉쭉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보다 훨씬 진보한 외계 문명이 있다면, 그들도 에너지 난을 마주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살고 있는 중심 별을 인공적인 거대 패널로 감싸는 해답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1937년 올라프 스테이플던은 SF 소설 ‘스타 메이커’에서 태양계 전체를 둥글게 감싸서 에너지를 얻는 인공적인 구형 구조물을 상상했다. 이후 1960년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은 이 소설에 등장한 개념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만약 어떤 외계 문명이 실제 자신의 별을 둥글게 감싼 인공 구조물을 지어놓았다면 그 존재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방법을 제시했다.
다이슨은 거대한 구조물이 별빛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모든 파장에 대해 별빛이 어두워 보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별을 감싸고 있는 구조물 자체도 뜨겁게 달궈질 것이다. 약 50~1000K 정도의 온도로 뜨거워진 거대 구조물은 강한 적외선을 방출하게 된다. 결국 모든 파장에 대해서 어두운 별이 유독 적외선에서만 밝게 보이는 적외선 초과(Infrared excess)를 보인다면 무언가 거대한 인공 구조물이 별을 가린 채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다이슨은 소설 속에서나 존재하던 개념을 실제 검증할 방법을 제시해 과학의 영역으로 옮겼다. 그래서 이 상상 속 거대 구조물을 ‘다이슨 스피어(Dyson Sphere)’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다이슨 스피어가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최근 일부 천문학자들이 흥미로운 가능성을 더했다. 다이슨 스피어 구조물 자체가 달궈져서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는 적외선 열복사는 결국 다이슨 스피어가 흡수하는 전체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다이슨 스피어가 흡수하는 총 에너지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 싶은 외계 문명 입장에서는 다이슨 스피어에서 새어나가는 적외선 열복사를 잡는 것이 아주 중요한 해결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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